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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후기원더테일즈스튜디오 그림책 만들기 워크샵 후기 & 차기작 소식

연옥
2024-07-07



새로운 그림책 소식은 바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다음 북페어에서 선보일 신작으로 짤막한 그림책 몇 권을 준비하려 합니다.


안그래도 신작 없이 북페어 합격은 요원할 것 같아 머리를 쥐어뜯던 와중,

오늘 그림책 만들기 워크샵에 참석해서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

자기검열을 내려놓고, 솔직하고 과감하게 꺼내는 이야기만큼 좋은 소재가 없더라고요. 그래야 만드는 사람도 재밌고요.



그런 이야기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원더테일즈 스튜디오에 준비된 낯설고 풍성한 재료들을 마음껏 탐색하고, 

스튜디오 사장님이시자 오늘 워크샵을 주재하신 정윤님의 안내에 따라, 사전 기획이나 스케치 없이 최대한 즉흥적인 작품을 만든 것이 크나큰 도움이 되었어요.



워크샵 참석 전에도 무거운 단행본 대신 그림 중심의 얇은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방향까지는 잡았었지만,

그마저도 지나친 부담을 갖고 더 완벽하고 깔끔한 그림, 시장에서 잘 먹힐만한 소재 등등만 따지다가 즐거움을 잃어버렸어요.

선택받는 책, 팔리는 책에만 혈안이 되면 그렇게 되더라고요. 애초에 책을 만들고 싶다는 이유가 잊혀질 정도였어요.



그게 왜 그렇게 괴로웠는지 이젠 알겠어요.

저는 사실, 고양이 하우두유두에서 꽃이 피어나는 이야기 같은 걸 하고 싶었던 이상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저의 무의식에는 고양이 변태가 잠들어있던 있었던 겁니다. 😌


새로운 나를 만난 게 너무 기쁜 나머지, 귀가길에 물감과 색연필을 사서 똑같이 즉흥적인 방식으로 두 번째 책도 만들었는데 더 괴이한 내용이에요. (고양이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죠?) 근데 맘에 들어요.


사실 저는 평소에 그림을 그릴 때 채색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늘 '정확한' '잘 어울리는' 색을 구현하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워크샵 장소에 마련되어 있던 형형색색의 물감, 색연필, 오일 파스텔 등등을 보고 살짝 두려웠지만...

어차피 이상한 색을 고를 거라면, 애초에 그리려는 대상과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 색을 과감히 골라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파란색, 보라색, 초록색 고양이들이 탄생했는데 아주 잘한 것 같아요.

그 뒤로는 색깔끼리 어울릴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색을 아무거나 선택해서 그렸어요.

전문가의 눈에는 영 투박한 작품이겠죠. 하필 다루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수채 물감을 써서 더 티가 날 거고요.

그래도 앞으로 당분간은 이런 작업 방식을 유지해보려고 해요. 어차피 완벽한 그림이 없다면 최소한 저만의 고유한 그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이렇게 한두 권 더 만들어서 스캔 후 책자 형식으로 소량 인쇄해볼 계획입니다.

가능하면 인쇄나 재단까지만 인쇄소에 맡기고 제본은 집에서 손으로, 혹은 재봉틀로 직접 해보려고 하는데 과연...!

이왕 재봉틀 꺼낸 김에 자투리 천으로 책이 쏙 들어가는 미니 파우치도 만들어서 책이랑 같이 증정하려고 하는데 과연...!!!


할 수 있겠죠? 할 수 있을 거예요. 

신작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신작을 선보일 수 있는 북페어(들)에 합격할 수 있길 기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