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인쇄가 완료되어서 깜짝 놀랐고, 막상 찾으러 갔는데 재단이 안되어 있어서 두 번 놀랐다.
재단까지 원하면 낱장 인쇄를 신청해야 한다고 한다.
'재단'과 '제본'을 다른 개념으로 이해하고, 제본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재단도 안 해준다는 걸 몰랐던 1인으로서 띠용? 하는 모먼트.
다행히 현장에서 비용을 추가하면 재단을 해주신다고 했다. 인쇄비의 약 50%가 더 들었다.
인쇄 퀄리티는 어차피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스.
그래도 페이지 순서도 정확하게 나왔고, 종이 질감과 두께도 마음에 들었다. 인스퍼M러프 EW(이름 참 길다... 구. 몽블랑이라고 함) 210g과 240g으로 뽑아봤다.
그렇게 집에 와서 후다닥 실제본을 해보았다. 제본은 금방 한다. 근데 중간에 오시(접지선)이 없어서 하나씩 본폴더로 그어주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새로 가제본 만들 때에는 낱장 인쇄 + 오시선 추가 옵션으로 주문해야겠다.
앞이 210g, 뒤가 240g.
페이지수가 많지 않아 240g도 넘기기에 어려움은 없었고 탄탄한 느낌도 좋았으나, 전체적인 두께나 위 사진 같은 벌어짐 문제 때문에 210g로 낙찰.
본폴더로 열심히 밀어주면 차분하게 갈아앉지만 그래도 240g은 여전히 계속 저렇게 들떴다. (기분이 좋았나?)
그리고 가제본을 만들어보아야만 발견할 수 있는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책의 맨 중간 페이지에 저렇게 실 제본이 드러난다는 점. 문제는 하필 책을 펼쳤을 때 왼쪽부터 오른쪽 페이지까지 하나의 연결되는 파트가 저렇게 제본이 들어가서 그림 감상에 지장을 주더라.
티가 덜 나는 실 색을 사용해도 얼굴 한가운데에 선이 죽- 그어진 저 꽃이 영 보기에 좋지 않았다.
고민 끝에 본문 전에 들어가는 페이지를 앞에서 뒤로 옮겨서 책의 가운데 페이지를 중간에 실 제본이 들어가도 영향이 없는 위치로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이건 예상을 했지만 생각보다 더 거슬리는 문제.
책을 손으로 만들다보면 안쪽 페이지가 바깥쪽 페이지보다 더 바깥으로 솟아오르는 현상이 벌어진다.
전체 책의 두께 때문에, 그 두께를 감싸는 바깥쪽 페이지가 접히는 각도가 안쪽보다 더 완만해져서 그렇다.
이렇게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될테니, 책을 세로로 세워서 위에서 찍은 아래 사진을 보자.
아무튼 저렇게 가운데가 뿅- 하고 튀어나오는 게 문제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그냥 저런대로 두는 수제책도 보았지만 내 눈에는 은근히 거슬렸다.
다만 책을 감상할 때 문제가 되는 건 아니고, 책을 앞에서 봤을 때 표지보다 내지가 더 튀어나오는 게 문제였던지라 '그럼 표지를 내지보다 더 크게 만들어서 내지가 튀어나오는 부분을 숨겨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안녕늘보에서 구입한 DIY 키트로 만든 노트는 아래처럼 표지가 내지보다 더 길어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래 사진처럼 보인다.
이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만 내지보다 표지가 더 크면 책을 잡고 볼 때 내지가 다 잡히지 않을 위험,
그리고 표지를 키웠는데도 내지를 사람 손으로 접다보니 예상보다 오차가 더 커졌을 때 여전히 튀어나오는 문제가 있을 위험,
내지를 감상할 때 표지 일부가 눈에 들어오면 그게 더 거슬릴 위험,
마지막으로 표지와 내지 크기를 굳이 다르게 제작하는 번거로움이 싫어서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튀어나온 부분을 칼로 잘라 다듬어보았다.
오... 확실히 더 낫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여전히 튀어나온 부분이 100% 해결되진 않았지만 정면에서 보았을 때 깔끔한 것만으로도 만족하다.
적당한 삐뚤빼뚤함이 수제책의 매력이 아닐까?
문제는 문구용 칼로 자르니 너무 지저분해져서 재단기가 필요해졌다는 점.
사실 수제책에 관심 생길 때부터 작두형 재단기가 너무 갖고 싶었는데, 껀덕지가 없어서 계속 못 사고 있다가(?) 드디어 좋은 핑계로 살 수 있게 되었다.
맘 같아서는 15만원 짜리 크고 아름다운 재단기를 사서 A4 200장을 한꺼번에 숭덩숭덩 썰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종이를 썰 껀덕지는 아직 없어서 포기. 대신 3만원짜리 작고 귀여운 친구로 들였다. 입문은 늘 저렴한 걸로 해서 계속 쓸 것 같으면 업그레이드하는 게 안전하다.
올라탈 뻔할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재단기... 딱 기다려. 언젠가 인연이 닿을 날이 올테다.
아무튼 인쇄 주문에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고 수정할 부분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하루만에 가제본을 확인했다는 데에 의의를 둬본다.
추석 연휴 고려하면 은근히 제작할 시간이 없어서 이번 주말 중에 부지런히 수정하고, 나머지 책 두 권도 인디자인 작업을 해야겠다.
끝.
하루만에 인쇄가 완료되어서 깜짝 놀랐고, 막상 찾으러 갔는데 재단이 안되어 있어서 두 번 놀랐다.
재단까지 원하면 낱장 인쇄를 신청해야 한다고 한다.
'재단'과 '제본'을 다른 개념으로 이해하고, 제본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재단도 안 해준다는 걸 몰랐던 1인으로서 띠용? 하는 모먼트.
다행히 현장에서 비용을 추가하면 재단을 해주신다고 했다. 인쇄비의 약 50%가 더 들었다.
인쇄 퀄리티는 어차피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스.
그래도 페이지 순서도 정확하게 나왔고, 종이 질감과 두께도 마음에 들었다. 인스퍼M러프 EW(이름 참 길다... 구. 몽블랑이라고 함) 210g과 240g으로 뽑아봤다.
그렇게 집에 와서 후다닥 실제본을 해보았다. 제본은 금방 한다. 근데 중간에 오시(접지선)이 없어서 하나씩 본폴더로 그어주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새로 가제본 만들 때에는 낱장 인쇄 + 오시선 추가 옵션으로 주문해야겠다.
앞이 210g, 뒤가 240g.
페이지수가 많지 않아 240g도 넘기기에 어려움은 없었고 탄탄한 느낌도 좋았으나, 전체적인 두께나 위 사진 같은 벌어짐 문제 때문에 210g로 낙찰.
본폴더로 열심히 밀어주면 차분하게 갈아앉지만 그래도 240g은 여전히 계속 저렇게 들떴다. (기분이 좋았나?)
그리고 가제본을 만들어보아야만 발견할 수 있는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책의 맨 중간 페이지에 저렇게 실 제본이 드러난다는 점. 문제는 하필 책을 펼쳤을 때 왼쪽부터 오른쪽 페이지까지 하나의 연결되는 파트가 저렇게 제본이 들어가서 그림 감상에 지장을 주더라.
티가 덜 나는 실 색을 사용해도 얼굴 한가운데에 선이 죽- 그어진 저 꽃이 영 보기에 좋지 않았다.
고민 끝에 본문 전에 들어가는 페이지를 앞에서 뒤로 옮겨서 책의 가운데 페이지를 중간에 실 제본이 들어가도 영향이 없는 위치로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이건 예상을 했지만 생각보다 더 거슬리는 문제.
책을 손으로 만들다보면 안쪽 페이지가 바깥쪽 페이지보다 더 바깥으로 솟아오르는 현상이 벌어진다.
전체 책의 두께 때문에, 그 두께를 감싸는 바깥쪽 페이지가 접히는 각도가 안쪽보다 더 완만해져서 그렇다.
이렇게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될테니, 책을 세로로 세워서 위에서 찍은 아래 사진을 보자.
아무튼 저렇게 가운데가 뿅- 하고 튀어나오는 게 문제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그냥 저런대로 두는 수제책도 보았지만 내 눈에는 은근히 거슬렸다.
다만 책을 감상할 때 문제가 되는 건 아니고, 책을 앞에서 봤을 때 표지보다 내지가 더 튀어나오는 게 문제였던지라 '그럼 표지를 내지보다 더 크게 만들어서 내지가 튀어나오는 부분을 숨겨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안녕늘보에서 구입한 DIY 키트로 만든 노트는 아래처럼 표지가 내지보다 더 길어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래 사진처럼 보인다.
이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만 내지보다 표지가 더 크면 책을 잡고 볼 때 내지가 다 잡히지 않을 위험,
그리고 표지를 키웠는데도 내지를 사람 손으로 접다보니 예상보다 오차가 더 커졌을 때 여전히 튀어나오는 문제가 있을 위험,
내지를 감상할 때 표지 일부가 눈에 들어오면 그게 더 거슬릴 위험,
마지막으로 표지와 내지 크기를 굳이 다르게 제작하는 번거로움이 싫어서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튀어나온 부분을 칼로 잘라 다듬어보았다.
오... 확실히 더 낫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여전히 튀어나온 부분이 100% 해결되진 않았지만 정면에서 보았을 때 깔끔한 것만으로도 만족하다.
적당한 삐뚤빼뚤함이 수제책의 매력이 아닐까?
문제는 문구용 칼로 자르니 너무 지저분해져서 재단기가 필요해졌다는 점.
사실 수제책에 관심 생길 때부터 작두형 재단기가 너무 갖고 싶었는데, 껀덕지가 없어서 계속 못 사고 있다가(?) 드디어 좋은 핑계로 살 수 있게 되었다.
맘 같아서는 15만원 짜리 크고 아름다운 재단기를 사서 A4 200장을 한꺼번에 숭덩숭덩 썰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종이를 썰 껀덕지는 아직 없어서 포기. 대신 3만원짜리 작고 귀여운 친구로 들였다. 입문은 늘 저렴한 걸로 해서 계속 쓸 것 같으면 업그레이드하는 게 안전하다.
올라탈 뻔할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재단기... 딱 기다려. 언젠가 인연이 닿을 날이 올테다.
아무튼 인쇄 주문에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고 수정할 부분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하루만에 가제본을 확인했다는 데에 의의를 둬본다.
추석 연휴 고려하면 은근히 제작할 시간이 없어서 이번 주말 중에 부지런히 수정하고, 나머지 책 두 권도 인디자인 작업을 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