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작 에세이를 쓰고 있어요.

연옥
2024-08-18

(어쩐지 평어와 경어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이상한 게시판...)

영감이 찾아올 때에만 글 쓸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매일 쓰라고 누가 그랬던가요. 하루키던가요? 하지만 저는 하루키가 아닌 걸요. 쓰고 싶을 때조차 없는 날이 훨씬 더 많은 평범한 인간인 걸요. 

그래서 원래 차기작으로 쓰려던, 가정폭력 경험을 깊게 파고드는 첫 번째 책은 기획만 두세 달 하다가 심적인 부담이 너무 커서 내려놨어요.

대신 그 다음에 쓰려고 했던, 반려자와의 만남과 새로운 가족에 대한 책의 순서를 앞당겨서 쓰려고 했어요. 

머릿속으로 아이디어만 몇 달 굴리다가 언젠가 진짜로 쓰고 싶어지면 책이 나올 거고, 그렇지 않으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또 어쩐 일로 갑자기 쓰고 싶어지는 날이 오니까 기획도 이틀 만에 후다닥 끝내고, 하루에 거의 1만 자를 쓰게 되네요. (8,230자를 1만 자로 반올림한 거... 좀 양심 없나요?)


마구 쏟아낸 초고니까 다음에 다시 읽어보면 다 갖다버려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일단 기획과 목차를 완성했고, 강렬하게 쓰고 싶은 주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 출간할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또 아닌 거겠지요.

물론 저의 눈에도 보기 좋은 책이 되어야하니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돈 벌려고 만드는 책은 아니니까 너무 부담 가지지 않으려고요. 그런 부담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이나 가질 수 있는 사치일지도요. 저는 일개 취미 작가일 뿐...  

물 들어올 때 노 젓듯, 영감 찾아왔을 때 열심히 적어보겠습니다.